17년 전에 면허를 따놨는데 처음 시험에 붙고 나서 단 한 번도 핸들을 잡지 않았어요. 뭔가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도로가 무섭고, 다른 차들이 왤 이렇게 빠르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남편이 모든 차량 이동의 주인공이었어요. 장을 보러 갈 때, 아이 학원 데려다 줄 때, 어디 가든 남편이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 손가락질만 했어요. ㅠㅠ 정말 미안한 마음도 크고,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어요.
특히 남편이 피곤할 때나 늦게 귀가할 때가 정말 답답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거든요. 그래서 올해 초에 결심했어요. 이번엔 꼭 배워야겠다고.
처음엔 대형 운전학원을 생각했는데, 초보 여성 운전자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다고 지인한테 들었어요. 일산 지역에서 방문 운전연수를 해주는 곳들이 여러 개 있더라고요. 찾아보니까 리뷰가 정말 엄청 좋았어요. 여성 강사분들이 계신 곳도 있고, 무엇보다 집 앞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결국 선택한 곳은 고양시 내에서 입소문 난 운전연수 센터였어요. 여성 강사분이라는 점과 초보자 맞춤 커리큘럼이 있다는 게 결정적이었거든요. 상담할 때 강사분이 "처음엔 동네 도로부터 시작하고, 천천히 큰 도로로 나갈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안심이 됐어요.
드디어 첫 수업 날이 됐어요. 3월 초 맑은 날씨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면서 손이 땀범벅이었어요. 첫날은 우리 집 근처인 문산동로 주변 도로에서 기초부터 시작했어요. 핸들 잡는 방법, 기어 변속, 브레이크 감도 이런 거들 말이에요.
강사분은 정말 차분하셨어요. 제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너무 급했나 싶으니까 "출발할 땐 천천히, 숨 쉬듯이 부드럽게 가세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마음을 조금 풀 수 있었거든요. ㅋㅋ
광주운전연수 후기를 보니까 저도 공감이 됐어요
두 번째 날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했어요. 그날은 직선도로보다는 좌회전, 우회전하는 연습을 했어요. 차선변경할 때 거울 보는 각도, 사각지대 확인하는 법, 신호 대기할 때의 거리감 이런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실수를 자주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삼거리 우회전할 때였어요. 제가 너무 급하게 꺾았어요. 강사분이 웃으시면서 "괜찮아요, 처음엔 다 그래요. 천천히 다시 해볼까요?"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가 다시 안심이 됐어요.
대전 쪽에서 연수받은 분 후기도 봤는데 비슷하더라고요
셋째 날부터는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대곡로 쪽으로 나가서 신호등 있는 교차로 몇 개를 돌았어요. 차량 통행량이 많으니까 신경 쓸 게 정말 많았어요. 다른 차들, 신호, 차선, 거울 확인까지 동시에 하려니까 머리가 복잡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게, 반복하다 보니까 조금씩 익숙해지더라고요. 세 번째 넘어가니까 손가락이 덜 떨렸어요. 강사분도 "어제보다 훨씬 낫네요, 자신감 가져도 돼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때 정말 뿌듯했어요.
연수를 받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차량이 쏘나타였다는 거였어요. 우리 집 차도 쏘나타거든요. 같은 차에서 배우니까 나중에 혼자 몰 때 훨씬 편했어요. 핸들감이나 페달 감도가 그대로 이어지더라고요.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 강사분이 "충분히 잘 배우셨어요. 이제 혼자 해도 괜찮을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순간 정말 뿌듯함과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엇보다 남편 앞에서 당당함이 생긴 거 같았어요.
연수 받은 지 2주 후에 용기를 내서 혼자 처음 운전을 했어요. 근처 마트에 다녀오는 거였는데, 손이 떨렸어요. ㅠㅠ 근데 신기한 건, 강사분한테 배운 그 느낌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거였어요. "천천히, 부드럽게"라는 말을 자꾸만 떠올렸어요.
이제 남편도 저를 믿고 운전면허 맡기더라고요. 아니, 아직도 "신호 잘 봐" "우측거울 봐" 이러긴 하는데 ㅋㅋ 예전처럼 조수석 손가락질을 하지 않아요. 제가 운전할 때 그냥 편하게 앉아있어요.
17년 동안 못했던 운전을 드디어 시작하게 된 거예요. 아직도 고속도로나 빠른 도로는 무섭지만, 일상에서 짧은 거리는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진짜 받길 잘했다 싶어요. 장롱면허여도 늦지 않다는 걸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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