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벌써 7년을 그냥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겁이 나더라고요. 애초에 도로에서 차 운전하는 게 너무 위험해 보였거든요. 뉴스에 자동차 사고 얘기만 나오면 다시는 운전 안 하겠다고 마음먹곤 했습니다.
오산 세교동에 사는데 출퇴근도, 장보는 것도 전부 남편 차에만 의존했습니다. 내 차가 있어도 남편 일정에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친구들이 드라이브 가자고 하면 "남편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했고, 가끔 혼자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택시를 타거나 남편한테 계속 부탁했습니다. 정말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작년 겨울이었습니다. 오산 부산동에 있는 피부과 예약이 있었는데 남편이 그날 회사에서 못 가준다고 했거든요. 예약을 미루다 미루다 결국 취소했는데 그때 느낀 답답함과 한숨이 정말 컸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어요. 이렇게 남편한테 의존하면 안 되겠다고요. 그날 밤에 오산 쪽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오산 지역도 운전연수 업체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방문운전연수, 자차운전연수, 도로운전연수... 종류도 많았습니다. 가격을 비교해보니 10시간 기준으로 30만원대부터 50만원대까지 정말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저는 내 차로 배울 수 있는 자차운전연수를 찾았는데 어차피 내 차로 다닐 거니까 내 차에 익숙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운전연수는 3일 10시간 과정이었고 비용은 38만원이었습니다. 내 돈 내산이니까 지갑이 좀 아팠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싶었습니다. 선생님은 30년 경력이라는 설명을 받고 계약했어요. 일단 경력이 있으면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첫째 날 아침 9시에 선생님이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정확히 시간을 지키셨어요. 삼성 그랜저 차량에서 운전 수업을 받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ㅋㅋ 선생님이 "처음이면 좀 크게 느껴지실 텐데 금방 익숙해져요. 차가 크면 오히려 시야도 좋고 주차도 쉬워요"라고 하셨습니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말씀만 해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어요.

오산 세교동 아파트 단지 내에서 30분 정도 주차와 전진 연습을 했습니다. 핸들 잡는 위치, 페달 밟는 방법, 기어 조작까지 모든 게 어색했습니다. 7년을 손도 안 대고 있었으니까요. 선생님이 하나하나 차분하게 설명해주셔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습니다. "여기 누르고, 저기 풀고... 자 이제 천천히 밟아보세요"이런 식으로 음성이 낮고 차분한 톤으로 지도해주셨어요.
첫날 1시간 반은 아파트 단지에서 기초를 다졌고, 남은 4시간 반은 오산 세교동 근처 도로로 나갔습니다. 처음으로 도로에 나갔을 때 정말 무서웠습니다 ㅠㅠ 앞에 다른 차들도 많고, 신호도 있고, 사람도 다니고... 모든 게 한번에 들어왔거든요. 손가락이 떨려서 핸들을 제대로 잡을 수도 없었어요.
선생님이 차선 유지하는 방법, 신호 대기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우측 미러로 옆 차를 먼저 확인하고 천천히 차선을 맞춰가세요. 중앙선을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고 왼쪽 차선이 이 정도 거리에 있다고 느껴지면 된거예요"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가르쳐주셨는데 이 말이 진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막연하게 무섭던 게 구체적인 방법으로 풀렸거든요.
둘째 날은 아침 10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첫날보다 손가락이 덜 떨렸더라고요. 뭔가 작은 성장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은 오산 세교동에서 출발해서 오산 쪽 대형마트 지하주차장까지 갔습니다. 드디어 주차를 배울 차례였거든요. 오전 2시간은 달리기에 집중하고 오후 2시간은 주차에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지하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는 것부터 떨렸습니다. 높이 제한도 있고 바닥이 좀 울퉁불퉁했거든요. 선생님이 "천천히 진입하고 지주를 잘 봐야 해요. 운전석 왼쪽에서 지주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미 통과한거고, 오른쪽에서 먼저 보이면 조심하셔야 합니다"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이게 주차의 기본이 된다고 하셨어요.
후진 주차 연습은 진짜 힘들었습니다. 사이드 거리감이 전혀 안 잡혔거든요 ㅋㅋ 처음에는 한쪽으로 너무 붙었다가 다시 빼고 들어갔고, 두 번째도 비슷했습니다. 근데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들어왔을 때 핸들을 꺾으세요. 지금 보이는 각도를 기억해두면 어디서나 같아요"라고 정확히 짚어주셔서 3번째부터는 훨씬 나아졌습니다. 이 팁이 진짜 황금 팁이었어요.

오후 내내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평행주차, 직각주차, 우측주차 등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처음에는 한 번에 끝내지 못해서 약간 답답했습니다. 근데 반복하다 보니까 감이 오기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걱정하지 마세요, 며칠 더 반복하면 몸이 기억해요. 처음에는 다 그래요"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참 위로가 됐어요.
셋째 날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어제 배운 걸 복습하면서 실제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을 많이 연습했습니다. 신호 대기, 우회전, 좌회전, 차선변경, 골목길 빠져나가기... 모든 게 한번씩 다시 나왔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좀 익숙하시죠?"라고 물으셨을 때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어요. 심정이 달라졌더라고요.
마지막 코스는 선생님 제안으로 오산 주변 번화가 도로를 돌았습니다. 실제 운전 환경이 어떤지 직접 경험해보자는 의도였거든요. 차가 많고 사람도 많았지만 첫날 같은 공포심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선생님이 "좋습니다. 이제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는 정말 뿌듯했어요.
3일 10시간 과정을 마치고 한 주 뒤에 처음으로 혼자 운전을 해봤습니다. 목적지는 그 유명한 피부과 ㅋㅋ 운전연수 때문에 못 가던 곳이었거든요. 손은 떨렸지만 어떻게든 가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발했습니다. 오산 세교동 집에서 출발해서 오산 부산동 피부과까지 약 20분 거리였는데 정말 길게 느껴졌어요.
신호마다 심장이 철렁했고, 차선변경할 때마다 사이드미러를 세 번이나 확인했어요 ㅋㅋ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고, 피부과 앞 유료주차장에 주차까지 성공했을 때 느낀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진짜 그 날따라 날씨도 좋았어요. 하늘도 맑고 햇빛도 따뜻했는데 운전대를 잡고 가는 길이 정말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이제 4개월째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지났지만 이제는 거기서 거기네요 ㅋㅋ 장도 혼자 보러 가고, 주말마다 드라이브도 다니고, 심지어 혼자 시골 내려갔다가 혼자 올라왔습니다. 7년 동안 느꼈던 답답함과 갇힌 기분이 확 풀린 거 같아요. 정말로 내 인생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3일 10시간에 38만원... 처음에는 비쌌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한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이지만 후회는 하나도 없어요. 이제 더 이상 남편한테 부탁할 필요도 없고, 언제든 내 일정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내 거다는 느낌으로 산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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